프랑스인을 사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프랑스인을 사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일까?
유창한 불어실력? 잘생긴 외모? 재력? 유머감각?
뭐 다양한것들이 있겠지만, 본인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Trouver la Bonne distance.
Trouver = 찾다
la bonne distance = 좋은(적당한) 거리
즉, 상대와 적절한 거리를 찾고 이걸 유지하는것이다.
한국 문화와 비교해서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에서 인간관계의 시작은 우선 나이를 밝혀 서열을 가리고, 결혼 유무, 학벌, 직업등 호구조사를 통해서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것으로 인간관계를 시작한다.
한국에서 소개팅도 마찬가지다.
직업은 어떤지, 사는곳은 어딘지, 이런식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평가한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상대방에 관한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파티나 모임에서 상대방에 관해 나이나, 종교, 학벌, 결혼여부등 사적인 질문을 하지 않고, 상대도 역시 그런 사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슨이야기를 해야 할까?
바꿔서 생각해보면, 위에 언급한 주제를 제외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며칠전에 본 영화, 좋아하는 미술작품, 자신의 인생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그럼 나이나 결혼여부는 어떻게 알게 될까?
시간이 지나며,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되는것이다. 또한, 대화를 하다보면 알겠지만 나이라는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것을 알게 된다.
사람을 판단함에 있어서 호구조사라는것은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허름한 옷을 입고있는 상대가 있다고 생각을 해보자.
이 사람이 고졸에 무직이라고 하면 그냥 허름한 사람이 되는거고,
이 사람이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빈티지하게 옷을 입는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상대를 온전히 알 수 있게 되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 사람의 그동안 쌓아온 생각과 철학등에 대해선 알 기회를 영영 없을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느정도 거리를 둔다. 심지어 연인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를 둔다.
우리는 사귀자는 고백을 하고 연인이 되고 연인이 되는 순간 내 모든것을 공유한다.
내가 지금 뭘 먹는지, 누구랑 있는지, 저녁엔 누구를 만날건지 등등 모든것을 공유하고 보고를 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사귀자라는 고백을 하지 않을 뿐더러, 연인이 되더라도 내 모든것을 공유하지 않는다.
연인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는것이다. 이게 무슨 연인관계냐?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적당한 거리가 있어서
서로에 대한 신비감과 섹시함을 줄 수 있는것이다. 그리고 이런 거리가 서로에 대한 욕망을 부채질 하는거죠. 상대에 대한 호기심, 궁금한이 연인관계에 자극이 되는것이다.
그들은 상대의 삶에 너무 많이 개입하려 하지 않고, 상대를 내 삶에 너무 깊게 끌어드리려 하지도 않는다.
적당한 거리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거리두기는 미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술작품을 볼때도 너무 가까이서보면 추하기 그지없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면 아름다운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너무 멀리 가면 형체가 흐릿해지고, 너무 가까이 가면 미감이 확 떨어진다.
혜민스님의 비유가 bonne distance와 잘 맞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는 난로처럼 대해야 합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혜민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모든것에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이 내용은 리차드의 프랑스어 산책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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